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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로 온 첫날밤, 전설의 포켓몬 게이샤를 볼 수 있다는 기온거리로 향했다. 지도의 야사카 신사 서문 앞으로 기온마치로 되어 있는 구간이다. 게이샤 보호를 위해 사진 찍는 것을 금지하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백인 형님들. 게이샤를 보지는 못 했지만 은은한 수십 개의 전등이 수놓는 야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교토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기온마치를 따라 한 바퀴를 걷고 자연스레 일본의 신사 (불교가 아닌 일본의 전통 종교 신토를 배향한 사당이다) 야사카 신사를 둘러봤다. 야사카 신사를 한국식 한자로 읽으면 팔판신사 (八坂神社) 인데, 도대체 일본어로 한자를 어떻게 읽는지 감이 안 온다. 중국어는 그나마 엇비슷하기라도 한데... 이름을 떠나 처음 가본 신사의 풍경은 저녁에 가본 절과 풍경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각기 다른 한자가 써진 수많은 연등은 평화와 행복을 바라는 일본인들의 염원을 담은 듯했다.
호텔로 돌아와 씻고 근처 이자카야를 찾았다. 따로 로밍을 하지 않아 구글맵으로 미리 검색한 후 간 곳은 인상 좋은 노부부가 운영하는 작은 술집이었다. 메뉴판에 영어도 없고 그림도 없어 읽을 수 있는 한자 소 牛자가 적힌 메뉴와 드래프트를 주문했다. 겉으로 보기엔 장조림처럼 생겼지만 속살은 부드러워 맛이 아주 안정적이었다. 3년 만에 일본을 찾았건만 그새 실내 금연이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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