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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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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여행 (2) - 해동용궁사 부산 여행 (1) - 마티에 오시리아 프레스티지 후기 주변에 마땅히 볼 것이 없을 것 같던 마티에 오시리아에는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에 부산의 랜드마크 해동용궁사가 있었다. 용궁 입구에 들어가는 것 같은 경치와 저 멀리 바다를 그윽이 음미하던 부처님 동상을 떠올리며 용궁사로 향했다. 주차장에서부터 쫙 늘어진 노점상과 12 지신을 거치고 입구에 도달한다. 왼쪽으로 가든 오른쪽으로 가든 한 바퀴 둘러보게끔 연결되어 있지만 바닷가에 맞이한 왼쪽이 특히 붐빈다. 오른쪽으로 가면 바로 본당과 연결된다. 이제 시랑산을 내려가며 경치를 감상할 시간이다. 왼쪽을 바다로 용궁 입구를 표현한 듯한 사찰의 느낌은 변함없이 굳건하다. 저 멀리 높은 곳의 보살님은 바다를 바라보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번에는 소원 카드..
부산 여행 (1) - 마티에 오시리아 프레스티지 후기 오랑대의 "오", 시랑대의 "시", 접미사 "이아"가 붙은 "오시리아"는 해운대와 송정 해수욕장을 살짝 넘어간 기장군 남부에 조성된 대규모 관광단지였다. 제주도 중문관광단지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케아, 롯데몰, 롯데아웃렛, 롯데월드 테마파크 등 대규모 시설이 입주해 있었고 맞은편 남해의 선선한 해풍은 이 압도적인 번화가가 바닷가 옆임을 느끼게 해 주었다. 수년만에 찾은 부산, 20대 때의 낭만을 떠올리며 부산역에서 1003번 버스를 타고 송정까지 가는 길은 꽤나 오래 걸렸다. 아마 강서구에서 강동구까지 버스 타고 간다고 하면 미친 사람 소리를 들었을 텐데... 결국 송정에서 내려 택시를 탔다. 딱 봐도 지어지지 얼마 되지 않은 널찍한 길에 우뚝 솟은 호텔. 거기다 내가 묵은 곳은 가장 비싼 곳인 프레스티..
아랍에미리트 (UAE) 여행기 - 두바이 넓을 활 (闊), 문 안에 살 활 (活) 자를 넣어 넓게 트였음을 나타내는 한자로 삼국지로 처음 접한 한자다. 조조가 정원을 꾸미라는 명령을 내렸고 공사 완료 후 화원을 둘러보고 문 위에 闊 글자만 쓰고 아무 말 없이 돌아갔는데, 양수가 그것을 보고 정원의 규모가 너무 커 심심하다는 조조의 의중을 바로 알아챈 일화인데, 조조가 현대 두바이를 보면 두바이 방명록에 闊를 적기 위해 붓을 들지 않았을까. 아부다비에서 2시간 정도 셰이크 자이드 고속도로를 따라 사막을 건너면 돈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 도시 두바이에 들어선다. (카림 어플로 가면 300 디르함, 한국돈으로 약 십만 원이 든다.) 두바이에서 가장 처음 방문한 곳은 진주모양의 "인공섬" 팜 주메이라이다. 팜 주메이라 입구에서 모노레일을 타면 모노레일..
아랍에미리트 (UAE) 여행기 - 아부다비 사진은 항상 남는다고 하지만 사진을 찍은 그 순간, 정확한 위치 같은 메타 데이터는 시간이 오래 지날수록 머릿속 메모리에서 추출하기 어려워진다. 잠들기 전 사진첩을 둘러보다가 벌써 4년 전에 다녀온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모습을 더 잊기 전에 정리하기로 했다. 유럽 여행이 늘면서 두바이 경유를 통한 스탑 오버도 많아졌지만 아직까진 한국에게는 낯선 중동, 내 여권의 유일한 자랑이다. 매우 뜨겁기로 유명한 중동이지만 내가 도착했던 4월 달의 아부다비는 그들에게 신의 축복이라는 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중동의 우버 카림 어플로 택시를 잡으니 렉서스가 날 모시러 왔다...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아마 아부다비를 잠깐이라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는 공항과도 가깝기에 거의 높은 확률로 ..
제주도 휴애리 자연생활공원 인생 대부분을 수도권에서 보낸 사람들에게 제주도는 하나의 시 정도로밖에 안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서울의 3배가 넘는 면적과 남한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의 존재로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같은 섬에 위치할 뿐 지리적 특성이나 문화가 사뭇 다르다. 당연히 제주시가 고향인 나로서는 서귀포시에 갈 일이 거의 없을뿐더러 중문 쪽으로 관광지가 구성된 이상 남동쪽인 남원, 표선으로는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은 내가 방문한 첫 남원읍 장소였다. 최근 제주도에 관광객이 급증하고 한라산 중턱의 중산간 지방으로 향하는 도로가 발달함에 따라 대규모 사유지를 공원으로 조성한 곳이 많다. 보통 휴양림이나 다양한 오름들은 지자체에서 관리하는데, 만삼천 원에 달하는 값비싼 입장료로부터 사유지임을 바로 알 수 있..
제주도 함덕 해수욕장, 서우봉 지도에서도 표현된 에메랄드빛 바다와 해안가 오른쪽으로 우뚝 솟은 서우봉, 함덕 해수욕장은 여러 번 찾았지만 서우봉 둘레길에서 그 풍경을 감상한 것은 처음이었다. 마침 날씨도 너무 좋았다.
제주도 금오름 제주도에 오름이 368 개가 있지만 대부분은 사뭇 비슷하다. 하지만 제주시/서귀포시 경계에 위치한 금오름의 독특함은 위성사진으로부터 느껴졌다. 정상 가운데 푹 파인 펀치볼과 단순한 길. 오가는 길이 단 하나라 단순하지만 경사가 꽤나 가파르다. 탁 트인 전망을 뒤로하고 정상에 도달하면 지도에서 본 가운데가 움푹 파인 신선한 구조가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 가운데를 중심으로 한 바퀴를 돌면서 한림읍의 풍경을 감상했다. 미세먼지로 비양도가 선명하게 사진에 담기지 않았지만 400미터의 높이에서 바라본 절경을 고작 카메라로 표현하고픈 내 욕심인 듯싶다. 누가 이 돌을 쌓아놨을까. 자연이 쑥 훑고 간 거대한 분화구 위에 작은 소망을 얹어본 것일까. 정상 위의 분화구는 금악담이라고 한다. 최근 기사에 따르면 여기에 다..
제주도 한라수목원 그리고 야시장 제주도에서 가장 많이 가보고 익숙한 곳이지만 만개한 벚꽃이 반갑게 맞아주는 봄날의 한라수목원은 또 다른 영감을 가져다주었다. 삼일 연속으로 비가 오다가 마침 구름이 걷혀 그 감격은 배가 되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아마 전국에서 가장 잘 갖춰진 곳이 제주도겠지만 그중에서도 한라수목원 전기차 충전소는 합리적인 비용과 따분한 충전 시간을 날려 보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으로 으뜸이라 할 만하다. 한라수목원은 항상 만족을 준다. 적당히 숨찰 정도로 등산할 수 있는 광이오름부터 잘 가꿔진 정원들, 화초들이 있는 온실, 대나무숲, 사이사이로 좁게 난 다양한 길들은 전혀 지루하지 않다. 수십 번을 가봤지만 아직 모든 길을 밟아보지는 못한 것 같다. 다만 오름 정상에서 나무에 시야가 가려 바다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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