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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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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금오름 제주도에 오름이 368 개가 있지만 대부분은 사뭇 비슷하다. 하지만 제주시/서귀포시 경계에 위치한 금오름의 독특함은 위성사진으로부터 느껴졌다. 정상 가운데 푹 파인 펀치볼과 단순한 길. 오가는 길이 단 하나라 단순하지만 경사가 꽤나 가파르다. 탁 트인 전망을 뒤로하고 정상에 도달하면 지도에서 본 가운데가 움푹 파인 신선한 구조가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 가운데를 중심으로 한 바퀴를 돌면서 한림읍의 풍경을 감상했다. 미세먼지로 비양도가 선명하게 사진에 담기지 않았지만 400미터의 높이에서 바라본 절경을 고작 카메라로 표현하고픈 내 욕심인 듯싶다. 누가 이 돌을 쌓아놨을까. 자연이 쑥 훑고 간 거대한 분화구 위에 작은 소망을 얹어본 것일까. 정상 위의 분화구는 금악담이라고 한다. 최근 기사에 따르면 여기에 다..
제주도 한라수목원 그리고 야시장 제주도에서 가장 많이 가보고 익숙한 곳이지만 만개한 벚꽃이 반갑게 맞아주는 봄날의 한라수목원은 또 다른 영감을 가져다주었다. 삼일 연속으로 비가 오다가 마침 구름이 걷혀 그 감격은 배가 되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아마 전국에서 가장 잘 갖춰진 곳이 제주도겠지만 그중에서도 한라수목원 전기차 충전소는 합리적인 비용과 따분한 충전 시간을 날려 보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으로 으뜸이라 할 만하다. 한라수목원은 항상 만족을 준다. 적당히 숨찰 정도로 등산할 수 있는 광이오름부터 잘 가꿔진 정원들, 화초들이 있는 온실, 대나무숲, 사이사이로 좁게 난 다양한 길들은 전혀 지루하지 않다. 수십 번을 가봤지만 아직 모든 길을 밟아보지는 못한 것 같다. 다만 오름 정상에서 나무에 시야가 가려 바다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교토 기요미즈데라 (청수사, 淸水寺)/니넨자카,산넨자카 교토의 물이 맑은 절, 청수사에 방문했다. 절 寺로 끝나니 확실히 불교 절인 듯한데, 아직 院으로 끝나는 곳과의 차이를 정확히 모르겠다. 교토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유명함과 중요도의 척도, 나무위키 문서가 존재하는 곳이다. 교토시 중심부와 그리 멀지 않고 서울로 치면 남산타워 같이 정 중앙에 위치해 있다고 봐도 될 듯하다. 대표적인 관광지답게 일본 각지에서 수학여행온 학생들, 외국인이 한데 뒤섞여 상점가를 거닐면 기와대신 노송나무껍질을 얇고 촘촘하게 붙인 본당에 도달한다. 다행히도 보수 공사가 완료되어 관람이 가능했다. 청수사 가는 길에 왼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상점가 거리 니넨자카/산넨자카 또한 방문할 수 있다. 일본 하면 떠오르는 전통적인 가옥들과 벚꽃 그리고 좁은 거리가 인상적이다. 청수사를 한 바퀴 ..
교토 야사카 신사 (八坂神社)/기온거리 교토로 온 첫날밤, 전설의 포켓몬 게이샤를 볼 수 있다는 기온거리로 향했다. 지도의 야사카 신사 서문 앞으로 기온마치로 되어 있는 구간이다. 게이샤 보호를 위해 사진 찍는 것을 금지하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백인 형님들. 게이샤를 보지는 못 했지만 은은한 수십 개의 전등이 수놓는 야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교토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기온마치를 따라 한 바퀴를 걷고 자연스레 일본의 신사 (불교가 아닌 일본의 전통 종교 신토를 배향한 사당이다) 야사카 신사를 둘러봤다. 야사카 신사를 한국식 한자로 읽으면 팔판신사 (八坂神社) 인데, 도대체 일본어로 한자를 어떻게 읽는지 감이 안 온다. 중국어는 그나마 엇비슷하기라도 한데... 이름을 떠나 처음 가본 신사의 풍경은 저녁에 가본 절과 ..
교토 오하라 산젠인/호센인/쇼린인 바다에 접한 오사카로부터 고속도로를 타고 내륙으로 들어가다 보면 산들로 둘러 쌓인 커다란 분지 교토를 찾을 수 있다. 에도 막부로 넘어가기 전 일본 열도의 중심지 역할을 담당했던 곳답게 동아시아 고도의 독특한 불교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교토의 오하라다. 교토부 교토시에서 북쪽으로 산을 따라 1차선 도로를 주행하다 보면 너즈넉한 일본 시골 풍경을 볼 수 있다. 산속에 감춰진 일본스러운 작은 2층 집들과 작은 차들. 호센인과 쇼린인 계곡을 따라가다 보면 800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호센인에 도달한다. 여기서 센은 샘 천자 (泉)의 일본 독음으로 화산과 운명을 함께한 일본 열도의 상징과도 같다. 먼저 예배하는 절인 쇼린인 입구를 지나치면 쇼린인 주지스님이 살고 계신 호센인 앞에 700년이 넘는..
뉴질랜드 밀포드 사운드 (Milford Sound) 얼음과 불의 노래는 아마 뉴질랜드에서 불려진 것일까? 오클랜드 주변으로 사람이 많은 대도시가 위치하고 온천이 곳곳에 위치하는 북섬과, 서던 알프스라 불리는 만년설로 덮인 산맥이 천혜의 자연환경을 이루는 남섬. 북섬을 먼저 다녀온 탓일까, 다녀온 지 몇 년이 지났지만 뉴질랜드 하면 기억나는 곳은 인생 처음 가 본 피오르드 지형, 남섬의 밀포드 사운드이다. 남섬의 주도는 크라이스트 처치이지만 밀포드 사운드로 가려면 퀸스타운에서부터 이동해야 한다. 남섬의 크기는 남한보다 크지만 인구는 이백만이 채 안되고 이 나라가 자연환경 보전에 굉장히 예민하다 보니 터널 없이 서던 알프스 산맥의 능선을 따라 4~5시간 차를 타야 겨우 밀포드 사운드 입구에 도착할 수 있다. 광대하고 장엄한 서던 알프스 산맥의 장엄한 자연환경..
인천 연안부두 주꾸미 낚시 연을 쌓은 지 십여 년이 넘었지만 단 한 번도 같이 여행을 가본 적이 없는 모임이었기에 더 추워지기 전에 배 한 번 타자고 의기투합했고 마침 주꾸미 제철이라 바로 인천 연안 부두 쪽으로 예약을 잡았다. 시흥, 송도를 지나니 인천 연안 부두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열 시 반. 항구 주차장은 차가 빠져나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빽빽이 들어서 있어 근처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켰고, 출항은 열한 시 반이었기에 넉넉히 여유가 있었다. 열명 남짓한 사람들이 쪽배를 타고 한 시간 정도 하는 줄 알았는데, 배가 꽤 컸고 루어 미끼를 쓰다 보니 어린이 동반 가족, 남녀 커플 조합이 눈에 띄었다. 낚싯대를 조립하고 미끼를 달았는데, 오랜만에 만지다 보니 잘 당겨지지가 않아서 선원 아저씨한테 물어보니 남자 셋이서 그걸 못한다..
제주도 한 달 살이 후기 - 절물오름, 새별오름, 도두봉, 김녕 제주도로 넘어가 한 달 보름 여만에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한 달 동안 제주도민이 될 탓일까, 낮디 낮은 건물들, 산, 바다에 둘러싸여 있다가 도심지에 들어서니 아직까지 낯설다. 본래 근무 조건만 바꿔보려고 간 것이었는데, 같이 체류한 로컬 가이드 덕택에 현지 도민들도 잘 모르는 제주향이 듬뿍 나는 장소들을 방문할 수 있었다. 갈 때마다 헷갈렸던 제주 도심지 지리에도 빠삭해진 건 덤이다. 제주도가 내가 어렸을 때와 정말 달라진 점은 한라산 중턱 지역에 도로가 굉장히 잘 뚫려 평화로 방향인 애월 중산간, 516 도로 방향인 조천 중산간 지역으로의 접근이 굉장히 쉬워졌다는 것이다. 덕분에 한라산 구석진 곳에 숨겨져 있던 보물 같은 오름들도 쉽게 방문이 가능했다. 로컬 가이드는 날 조천의 절물오름과 애월의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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