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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 (UAE) 여행기 - 두바이 넓을 활 (闊), 문 안에 살 활 (活) 자를 넣어 넓게 트였음을 나타내는 한자로 삼국지로 처음 접한 한자다. 조조가 정원을 꾸미라는 명령을 내렸고 공사 완료 후 화원을 둘러보고 문 위에 闊 글자만 쓰고 아무 말 없이 돌아갔는데, 양수가 그것을 보고 정원의 규모가 너무 커 심심하다는 조조의 의중을 바로 알아챈 일화인데, 조조가 현대 두바이를 보면 두바이 방명록에 闊를 적기 위해 붓을 들지 않았을까. 아부다비에서 2시간 정도 셰이크 자이드 고속도로를 따라 사막을 건너면 돈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 도시 두바이에 들어선다. (카림 어플로 가면 300 디르함, 한국돈으로 약 십만 원이 든다.) 두바이에서 가장 처음 방문한 곳은 진주모양의 "인공섬" 팜 주메이라이다. 팜 주메이라 입구에서 모노레일을 타면 모노레일..
아랍에미리트 (UAE) 여행기 - 아부다비 사진은 항상 남는다고 하지만 사진을 찍은 그 순간, 정확한 위치 같은 메타 데이터는 시간이 오래 지날수록 머릿속 메모리에서 추출하기 어려워진다. 잠들기 전 사진첩을 둘러보다가 벌써 4년 전에 다녀온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모습을 더 잊기 전에 정리하기로 했다. 유럽 여행이 늘면서 두바이 경유를 통한 스탑 오버도 많아졌지만 아직까진 한국에게는 낯선 중동, 내 여권의 유일한 자랑이다. 매우 뜨겁기로 유명한 중동이지만 내가 도착했던 4월 달의 아부다비는 그들에게 신의 축복이라는 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중동의 우버 카림 어플로 택시를 잡으니 렉서스가 날 모시러 왔다...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아마 아부다비를 잠깐이라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는 공항과도 가깝기에 거의 높은 확률로 ..
제주도 휴애리 자연생활공원 인생 대부분을 수도권에서 보낸 사람들에게 제주도는 하나의 시 정도로밖에 안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서울의 3배가 넘는 면적과 남한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의 존재로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같은 섬에 위치할 뿐 지리적 특성이나 문화가 사뭇 다르다. 당연히 제주시가 고향인 나로서는 서귀포시에 갈 일이 거의 없을뿐더러 중문 쪽으로 관광지가 구성된 이상 남동쪽인 남원, 표선으로는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은 내가 방문한 첫 남원읍 장소였다. 최근 제주도에 관광객이 급증하고 한라산 중턱의 중산간 지방으로 향하는 도로가 발달함에 따라 대규모 사유지를 공원으로 조성한 곳이 많다. 보통 휴양림이나 다양한 오름들은 지자체에서 관리하는데, 만삼천 원에 달하는 값비싼 입장료로부터 사유지임을 바로 알 수 있..
제주도 함덕 해수욕장, 서우봉 지도에서도 표현된 에메랄드빛 바다와 해안가 오른쪽으로 우뚝 솟은 서우봉, 함덕 해수욕장은 여러 번 찾았지만 서우봉 둘레길에서 그 풍경을 감상한 것은 처음이었다. 마침 날씨도 너무 좋았다.
제주도 금오름 제주도에 오름이 368 개가 있지만 대부분은 사뭇 비슷하다. 하지만 제주시/서귀포시 경계에 위치한 금오름의 독특함은 위성사진으로부터 느껴졌다. 정상 가운데 푹 파인 펀치볼과 단순한 길. 오가는 길이 단 하나라 단순하지만 경사가 꽤나 가파르다. 탁 트인 전망을 뒤로하고 정상에 도달하면 지도에서 본 가운데가 움푹 파인 신선한 구조가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 가운데를 중심으로 한 바퀴를 돌면서 한림읍의 풍경을 감상했다. 미세먼지로 비양도가 선명하게 사진에 담기지 않았지만 400미터의 높이에서 바라본 절경을 고작 카메라로 표현하고픈 내 욕심인 듯싶다. 누가 이 돌을 쌓아놨을까. 자연이 쑥 훑고 간 거대한 분화구 위에 작은 소망을 얹어본 것일까. 정상 위의 분화구는 금악담이라고 한다. 최근 기사에 따르면 여기에 다..
제주도 한라수목원 그리고 야시장 제주도에서 가장 많이 가보고 익숙한 곳이지만 만개한 벚꽃이 반갑게 맞아주는 봄날의 한라수목원은 또 다른 영감을 가져다주었다. 삼일 연속으로 비가 오다가 마침 구름이 걷혀 그 감격은 배가 되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아마 전국에서 가장 잘 갖춰진 곳이 제주도겠지만 그중에서도 한라수목원 전기차 충전소는 합리적인 비용과 따분한 충전 시간을 날려 보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으로 으뜸이라 할 만하다. 한라수목원은 항상 만족을 준다. 적당히 숨찰 정도로 등산할 수 있는 광이오름부터 잘 가꿔진 정원들, 화초들이 있는 온실, 대나무숲, 사이사이로 좁게 난 다양한 길들은 전혀 지루하지 않다. 수십 번을 가봤지만 아직 모든 길을 밟아보지는 못한 것 같다. 다만 오름 정상에서 나무에 시야가 가려 바다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교토 기요미즈데라 (청수사, 淸水寺)/니넨자카,산넨자카 교토의 물이 맑은 절, 청수사에 방문했다. 절 寺로 끝나니 확실히 불교 절인 듯한데, 아직 院으로 끝나는 곳과의 차이를 정확히 모르겠다. 교토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유명함과 중요도의 척도, 나무위키 문서가 존재하는 곳이다. 교토시 중심부와 그리 멀지 않고 서울로 치면 남산타워 같이 정 중앙에 위치해 있다고 봐도 될 듯하다. 대표적인 관광지답게 일본 각지에서 수학여행온 학생들, 외국인이 한데 뒤섞여 상점가를 거닐면 기와대신 노송나무껍질을 얇고 촘촘하게 붙인 본당에 도달한다. 다행히도 보수 공사가 완료되어 관람이 가능했다. 청수사 가는 길에 왼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상점가 거리 니넨자카/산넨자카 또한 방문할 수 있다. 일본 하면 떠오르는 전통적인 가옥들과 벚꽃 그리고 좁은 거리가 인상적이다. 청수사를 한 바퀴 ..
교토 야사카 신사 (八坂神社)/기온거리 교토로 온 첫날밤, 전설의 포켓몬 게이샤를 볼 수 있다는 기온거리로 향했다. 지도의 야사카 신사 서문 앞으로 기온마치로 되어 있는 구간이다. 게이샤 보호를 위해 사진 찍는 것을 금지하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백인 형님들. 게이샤를 보지는 못 했지만 은은한 수십 개의 전등이 수놓는 야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교토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기온마치를 따라 한 바퀴를 걷고 자연스레 일본의 신사 (불교가 아닌 일본의 전통 종교 신토를 배향한 사당이다) 야사카 신사를 둘러봤다. 야사카 신사를 한국식 한자로 읽으면 팔판신사 (八坂神社) 인데, 도대체 일본어로 한자를 어떻게 읽는지 감이 안 온다. 중국어는 그나마 엇비슷하기라도 한데... 이름을 떠나 처음 가본 신사의 풍경은 저녁에 가본 절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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